서울 걷기 여행 10-1 : 남산에서 북한산까지, 서울의 두 산을 걷다
안녕하세요, 엔딕입니다.
대장정의 마지막은 두 개의 산으로 완성합니다. 남산은 서울의 심장, 북한산은 서울의 숨결.
도심의 숲에서 시작해 화강암 능선의 노을로 끝나는 오늘의 코스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하루 안에 압축해 보여줍니다.
1. 남산 — 도시의 심장에서 시작하는 한 걸음
아침의 남산은 부드럽습니다. 순환로 초입에 들어서면, 소나무 향이 먼저 인사하죠. 도심과 가장 가까운 숲이지만, 발걸음은 어느새 산행의 호흡을 닮아갑니다. 나무 사이로 스치는 바람, 흙 냄새, 얇게 번지는 햇살이 하루의 리듬을 맞춰 줍니다.
성곽길 구간을 따라가면, 성벽 너머로 서울이 살짝살짝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늘의 목표는 ‘빨리’가 아니라 ‘온전히’. 남산은 속도를 낮춰 도시를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산입니다.
2. 남산타워 전망대 — 서울을 품에 안는 시선
전망대에 오르면, 서울은 한 장의 지도로 바뀝니다. 북악과 인왕, 관악과 북한산의 능선이 도시를 감싸고, 한강은 유리처럼 반짝이며 서쪽으로 흐릅니다. 이 순간, 9일간의 걸음이 하나의 풍경으로 연결됩니다.
오늘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서울의 심장에서 호흡을 고른 뒤, 오후에는 서울의 큰 산으로 향합니다. 가벼운 간식과 물을 보충하고, 대중교통으로 정릉·불광 방면 둘레길 입구로 이동합니다.
3. 북한산둘레길 — 화강암 능선 위에서 만나는 마지막 노을
숲의 결이 달라집니다. 바위와 소나무, 거친 숨과 선명한 하늘. 둘레길은 등산 초심자도 편하게 걸을 수 있지만, 풍경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어느 지점에서든 바위 능선을 향해 한두 번의 도전을 더하면, 시야는 갑자기 넓어집니다.
해가 기울면 산은 더 말이 많아집니다. 바위의 온기가 식어가고, 능선 뒤로 햇빛이 스며듭니다. “서울을 걸었다는 건, 결국 나 자신을 걸어 나왔다는 뜻”이라는 문장이 마음에 놓입니다. 오늘 걸음의 끝은 성취가 아니라 화해. 도시와 자신, 빠름과 느림, 시작과 끝의 화해입니다.
📘 Day 10-1 Summary (English)
Day 10-1 connects Seoul’s two defining mountains: Namsan, the city’s heart, and Bukhansan, the city’s breath. We begin with a gentle walk along the Namsan circular trail and a panoramic pause at the N Seoul Tower, then move to the Bukhansan Dulle-gil for a golden-hour ridge view. This final route is less about speed and more about wholeness — a reconciliation between city and nature, motion and still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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