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걷기 여행 6일차 : 대학로에서 북서울미술관까지, 예술로 걷는 하루
안녕하세요, 엔딕입니다.
오늘의 걷기 여행은 서울의 기억과 상상력을 이어 붙이는 하루입니다.
아침의 대학로는 연극 포스터가 바람에 흔들리고, 마로니에의 잎사귀 사이로 커피 향이 스며듭니다.
언덕을 천천히 오르면 낙산 성곽길이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한 장의 그림처럼 펼쳐 보이고,
골목길 사이를 돌아들면 이화동 벽화마을이 이야기의 색을 보탭니다.
오후에는 지하철을 타고 북쪽으로 향해, 북서울미술관에서 현대미술이 여는 ‘다른 언어’를 만납니다.
오늘은 타임라인이 아닌, 감정의 결을 따라 “예술로 걷는 하루”를 기록합니다.
1. 마로니에공원 — 서울의 무대가 시작되는 자리
대학로의 하루는 종종 마로니에공원에서 시작됩니다. 탁 트인 광장과 붉은 벽돌의 건물, 그리고 바람결에 펄럭이는 연극 포스터들. 이곳의 공기는 일종의 ‘예행연습’ 같습니다. 출근길의 빠른 걸음도, 휴일의 느린 산책도, 모두가 하나의 무대 위에 오릅니다.
벤치에 앉아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면, 스피커에서 새어나오는 버스킹의 기타 선율이 오늘의 ‘프롤로그’를 연주합니다. 서울의 많은 광장 중에서도 마로니에가 특별한 이유는, 이곳이 결과보다 과정의 땀을 사랑하는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공원 가장자리에는 오래된 상록수들이 서 있습니다. 계절이 바뀔수록 잎의 농도도 달라지지만, 이 거리의 “연극적 농도”는 늘 진합니다.
마로니에에서 대학로 예술극장 방향으로 몇 분만 걸어도 동네의 ‘맥박’이 손에 잡히듯 느껴집니다. 리플릿 스탠드에서 공연 소책자를 하나 집어 들고, 오늘 저녁의 공연을 체크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2. 낙산 성곽길 — 바람이 역사를 더듬는 시간
대학로의 북쪽 끝자락, 완만한 언덕을 타고 올라가면 낙산공원과 성곽길이 나타납니다. 성곽의 돌은 시간이 흐르며 가장자리부터 둥글게 닳았습니다. 손가락으로 쓸어보면 미세한 입자가 느껴집니다. 벽돌 하나하나가 계절을 견디는 사이, 그 위로 사람들의 발자국과 도시의 숨소리가 얹혔습니다.
사진을 찍고 싶다면 성곽의 곡선을 따라 이화동 방향으로 내려가는 구간을 추천합니다. 성벽의 라인과 골목의 지붕선이 나란히 겹쳐 보이는 앵글이 있습니다.
3. 이화동 벽화마을 — 골목이 품은 색의 온도
성곽을 따라 내려오면 이화동 벽화마을의 언덕길이 펼쳐집니다. 벽화는 늘 정답이 바뀌는 퀴즈 같습니다. 누군가의 손끝에서 태어난 색들이 계절과 햇빛에 따라 다른 뉘앙스를 띱니다.
골목이 품은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멈춤입니다. 아이들이 사탕을 입에 물고 벽화를 바라보며 잠깐 멈추는 순간, 관광객이 사진을 찍어달라며 서로에게 미소를 건네는 순간.
점심 — 대학로 골목의 청춘 밥상
이화동에서 대학로 쪽으로 다시 내려오면 작은 식당들이 촘촘히 자리합니다. 치즈돈까스, 냉모밀, 우동 등 대학로의 밥집은 값비싼 장식 대신 “허기진 마음에 도달하는 한 끼”를 내어줍니다.
4. 북서울미술관 — 상상력의 다른 언어를 만나는 오후
오후에는 지하철을 타고 북쪽으로 이동합니다. 미아사거리 인근의 북서울미술관은 서울의 예술 지도를 북쪽으로 넓혀준 공간입니다.
전시 관람의 묘미는 “이해하지 못한 채로 좋아하는 용기”에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지나오며 우리가 만났던 벽의 질감, 성곽의 곡선, 골목의 냄새가 이곳에서 다시 하나의 감각으로 재조합됩니다.
카페 타임 — 오늘의 감정을 정리하는 작은 의식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근처 골목의 카페로 들어갑니다. 컵에 담긴 에스프레소의 향과 창가의 오후빛. 오늘의 서울은 ‘요약’이 아니라 ‘축적’으로 남습니다.
5. 오늘의 감상 — 걷기와 예술 사이의 거리
오늘 하루를 떠올리면, 걷기와 예술 사이의 거리는 한 장의 티켓보다도 더 좁습니다. 우리는 극장에 입장하지 않았지만, 도시가 만든 무대에서 충분히 많은 장면을 관람했습니다.
📘 Day 6 Summary (English)
Day 6 walks through Seoul’s creative rhythm — from Marronnier Park’s theater streets to the fortress winds of Naksan and the quiet murals of Ewha-dong. The afternoon unfolds in the Seoul Museum of Art (North), where light and silence become another language. By dusk, a café in Mia holds the last reflection of the day — that walking, too, is a form of art, and the city is its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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