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걷기 여행 9일차 : 성수동에서 뚝섬까지, 예술과 노을의 길
안녕하세요, 엔딕입니다.
오늘은 서울의 가장 ‘지금다운’ 거리, 성수동으로 떠납니다.
이곳은 오래된 공장과 예술가의 아틀리에, 커피 향과 금속 냄새가 섞인
‘산업과 감성의 공존지대’죠.
성수동의 수제화 거리에서 시작해 서울숲의 가을길,
그리고 뚝섬유원지 한강의 노을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정.
오늘은 “도시가 숨 쉬는 감성의 변주”를 걷습니다.
1. 성수 수제화 거리 — 손끝으로 완성되는 예술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내리면, 서울의 다른 얼굴이 기다립니다. 반듯한 오피스 빌딩 대신, 붉은 벽돌과 철제 간판이 줄지은 거리. 이곳은 1970년대부터 구두 장인의 손길이 이어져 온 성수 수제화 거리입니다.
골목마다 구두를 두드리는 망치 소리가 들리고, 오래된 간판에는 장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OO제화’, ‘△△수제화’. 세월의 냄새가 배어 있는 그 거리에는 ‘시간의 디자인’이 살아 있죠.
낡은 공장 건물 위에는 이제 디자인 스튜디오와 독립 카페가 들어섰습니다. 철제 계단, 유리창, 그리고 노을빛이 비치는 공방의 창문. 과거의 산업이 감성의 언어로 바뀌어가는 장면을, 성수동은 묵묵히 보여줍니다.
2. 서울숲 — 도심 속에서 마주하는 자연의 쉼표
수제화 거리를 벗어나 서울숲으로 향하면, 도시의 공기가 달라집니다. 콘크리트 냄새 대신 나무 냄새, 자동차 소리 대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귀를 채웁니다.
은행나무길은 황금빛 터널이 되어 우리를 맞이하고, 공원 안의 작은 호수 위로는 오리들이 유유히 떠다닙니다. 오후의 햇살 아래, 피크닉 매트와 커피잔, 책 한 권이 어우러진 풍경 — 이것이 서울의 ‘소확행’이죠.
벤치에 앉아 강 건너를 바라보면, 멀리 고층 빌딩 사이로 흐르는 강이 보입니다. 도시와 자연의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 서울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하루를 품은 풍경’이 됩니다.
3. 뚝섬유원지 — 노을이 완성하는 하루의 끝
서울숲을 나와 한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드디어 뚝섬유원지 한강공원에 도착합니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사람들이 지나가고, 강 위로는 주황빛 노을이 물결처럼 번집니다.
잔디밭 위에는 가족과 연인, 그리고 친구들이 모여 앉아 하루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 바람 한 줄기, 그리고 잠시의 정적이 하루의 모든 피로를 씻어줍니다.
강물 위에 비친 석양은 마치 유리처럼 반짝이며, 서울의 빛과 그림자가 함께 춤춥니다. 도시의 하루가 이렇게 아름답게 마무리될 수 있다니 — 걷는다는 것은, 결국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일’임을 다시 느끼게 합니다.
📘 Day 9 Summary (English)
Day 9 explores Seoul’s creative and emotional side — from the handmade shoe streets of Seongsu, through the golden trails of Seoul Forest, to the sunset over Ttukseom Hangang Park. The day reflects the transformation of the city itself: from industry to art, from steel to warmth, and from movement to rest. In Seongsu, Seoul learns to breathe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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